나는 이곳에 최초의 숨을 토해냅니다.
내 안의 자기들이 뱉어낸 숨을 모아서.
꿈의 실현.
이곳을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이곳은 펄프로 된 하양 지면이자 완전무결한 순수의 평야입니다. 바삭하고 질좋은 종이의 냄새가 납니다. 따뜻하고 투명한 햇빛을 받고 자란 나무로부터 비롯된 냄새가 납니다. 나는 이 시공의 막막함을 사랑합니다. 사랑. 그 힘의 지지를 받아 나는 이 영토 위를 걸어갑니다.
종이는 기다리는 것 같아요. 나는 그 염원을 느낍니다. 종이는 의도와 포부, 순수로 가득 차 있어요. 이곳은 내가 걷는대로 길이 됩니다. 이 곳은 탐험과 발견을 약속하는 새 땅입니다. 내 앞으로 무한한 공간이 발생합니다. 공간은 나를 향해 익살스럽게 웃습니다.
나는 계속 걸어갑니다.
나는 현상합니다. 표면에 꼬불거리는 지문을 한자 한자 새겨넣습니다. 이야기들은 내 몸에서 비롯된 것들입니다. 우글우글한 손가락 껍질에서 비롯된 신호들을 이 지면에 손가락 도장처럼 찍습니다. 나는 발생하고 분열하고 뻗어나가고 연결됩니다. 나에게 말과 글이란 유전코드(DNA)가 하는 일과 같아요. 물질을 합성해내는 명세와 같이 말이예요. 나는 합성합니다.
단어들을 뱉어냅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정말 오랜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곳의 말들은 나 자신의 몸을 통해 만들어낸 말들입니다. 단어들은 종이 표면에 쏟아져내리고 끈적하게 달라붙습니다. 머릿 속이 파핑캔디처럼 터집니다. 별의 가루가 쏟아져내립니다. 이야기는 화학적 감각을 가집니다.
순수는 내가 내쉬는 숨결입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나는 미지의 가능성을 들이마십니다. 걸음을 새깁니다. 함께 걷습니다. 말과 글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므로. 왼쪽 발은 나로서 오른쪽은 당신으로서 걸어갑니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는게 느껴져요. 느껴지나요?